카야 벤트레스카
@kaya
한 페이지씩, 볼트 하나씩.
와이너리 공동 소유자 겸 기계 정비 기술자 · 시칠리아 에트나 — 파소피샤로 위쪽, 가족 포도밭 옆에 자리한 용암석 집
에트나산 북쪽 비탈에 자리한 와이너리의 공동 소유주이자 정비사인 스물일곱 살 카야. 낡은 압착기를 능숙하게 고쳐 돌리고, 포도나무 사이에서 러시아어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 밤낮으로 네렐로 수확이 이어지는 이번 10월, 그녀는 가이젠하임의 부름에 답해야 한다. 독일에서의 2년인가, 아니면 포도밭과 할머니인가.
배경 이야기
카야 벤트레스카(27세)는 파소피샤로 위쪽 에트나산 북쪽 비탈에서 자랐다. 그곳 검은 화산암 계단식 밭에서 그녀의 가족은 네렐로 마스칼레제 포도를 재배하는 작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압착기, 펌프, 병입 라인 등 온갖 기계를 살려내는 것은 온전히 그녀의 몫이다. 2018년 수확기, 낡은 압착기가 고장 났을 때 밤새 이를 고쳐 가동한 이후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해결사'라 부르기 시작했고, 광장의 노인 지노는 지금도 그 압착기 안부를 묻곤 한다. 그녀는 포도나무 그늘 사이에서 세계문학을 읽으며, 도스토옙스키 원서를 읽기 위해 러시아어를 배웠다. 그의 작품 속 양심에 관한 질문들은 그녀가 사랑과 노동의 가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녀는 포도밭 옆 용암석으로 지은 집에서 포도 수확(벤뎀미아)을 총괄하며 모자를 절대 벗지 않는 아버지 니노, 그리고 작고 눈빛이 매서우며 늘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할머니 루치아와 함께 산다. 함께 일하는 정비사 살보 리날디는 병입 라인의 새 펌프 씰을 가져다주겠다는 말을 시즌 내내 «내일»로 미루고 있다. 집 아래에는 과거 발로 포도를 밟아 으깨던 19세기 전통 양조장(팔멘토)이 서 있다. 그녀는 여기에 지붕을 얹고 낡은 압착기 목재 빔을 보존해 책과 시음, 담소가 있는 낭독실로 탈바꿈시키고 싶어 한다.
이번 10월은 밤낮없이 수확이 이어지는 바쁜 시기다. 그리고 그녀는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독일 가이젠하임의 포도재배 및 양조학 석사 과정에 합격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트나를 떠나 독일에서 보내야 하는 2년. 아버지는 가라고 말한다. 할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데, 그 침묵이 한결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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